미로슬라브 볼프의 "배제와 포용"

짱목사 0 327

미로슬라브 볼프의  배제와 포용이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한 번 쯤은 고민했을 만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현대사회의 사랑과 정의에 대한 신학적 답을 찾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근대성, 다원주의, 포스트모더니즘, 페미니즘과 같은  상당히 방대한 인문, 철학 사상들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사상들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중세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한 르네상스 시대를 시작으로 축적되어 온 것들이다. 그러한 변화에 대한 가장 큰 분기점은 니체가  등장한 때 부터이다. 그래서 볼프는 니체의 사상을 상당히 많이 비판하면서 동시에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단초로 삼는다.

배제와 포용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은 정의를 바탕으로 드러난다. 정의는 불의한 자는 회개를, 고통받는 자에게는 용서를 통해 드러난다.  회개와 용서를 통해 불의한 세상이 정의로워진다. 하나님의 사랑은 '불의한 세상을 포용하시는 의지'로 가득한 사랑이다. 예수님은 불의한 자들에게 자기를 내어주심으로서 십자가에 달리셨다. 십자가는 불의한 세상을 포용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용서이다. 놀라운 것은 불의한  자들이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으면 정의와 공의를 회복하게 된다. 주님께서 불의한  자들에게  자기를 내어주신 그 때에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미리 이루어 진 것이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정의와 공의를 선취(先取)하셨기 때문에 불완전하고 불의한 자들이 들어올 공간이  생긴 것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공간 안에 들어오면 성령님께서 그들을  이끌어 가신다. 이것이 오늘날 이 땅에 교회가 가지는 신비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페리코레시스(상호 내재성)는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며 연합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교회는 배제하지 않고 포용하게 된다.

십자가의 핵심은 불의한 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포용하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이 품으시는 그러나 아직은 불의한 자들로 둘러싸여 있다. 현재 교회는 대단한 분열과 갈등으로 나타나는 배제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것은 이미 원죄의 시대로부터 이어져 내려 온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우리는 배제의 악함을 외면하거나 모른척 할 수 없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 했다. 아이히만이 유대인을 학살한 것은  그 업무를 맡았기 때문이었다. 그 일에 대한 일말의 죄의식도 없었다. 이처럼 누구라도 의도치 않게 악한 자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악을 대면하고도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결국은 악이 승리하게 된다고 에드먼드 버크는 말했다. 우리는 다원주의와 포스트모던, 즉 누구도 중심을 차지할 수 없는 '중심 없는 중심의 시대'로서 강력한 배제의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이러한 문화를 이길 수 있는 힘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포용의 사랑이 드러난 십자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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