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으로 성장한 교회

섬김으로 성장한 교회

[ 목양칼럼 ] 장제한 목사2

장제한 목사
2019년 02월 15일(금) 09:31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1994년 개척 초기에 목회 경험이 전무 한 가운데 개척을 준비하고 있었다. 예식장에서 쓰던 의자인데 필요하면 가져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월세로 얻은 125㎡(38평) 지하실에 예식장 의자를 놓고 개척예배를 드렸다. 아내가 전도에 힘쓰며 어느덧 40여 명이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됐고, 교인들과 매일 밤 기도하던 중 '너 보다 더 어려운 개척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을 도우라'는 마음의 감동을 얻게 됐다. 교인들도 기쁜 마음으로 동의했지만, 월세로 생활하는 개척교회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고민하던 중 신문에 광고를 냈다. "'제 1회 수건과 대야'를 개최합니다. 목회에 지친 분, 농어촌 교회를 섬기시는 분, 잠시 어디론 가 떠나고 싶으신 분, 목회에 열 받으신 분은 오십시오." 이 광고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을 것이다. 목회를 막 시작한 무명의 목사가 광고를 냈는데 누가 오겠는가? 필자는 내심 아무도 안 왔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진짜 광고를 보고 18명이 등록을 했다. 아무 계획도 없이 갑자기 시작한 일이라 준비된 매뉴얼도 없었다. '잘 쉬다 가시도록 하면 되지 뭐'하는 마음으로 교인들과 밤마다 신청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로 준비했다. 드디어 2001년 6월 '제1회 수건과 대야'를 충북 진천에 있는 수양관에서 개최했다.

참석한 용감한 목사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좋은 강의와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니 목회하다가 열 받은 것 있거든 다 여기에 버리고 가시면 됩니다. 우리가 쓰레기통이 되겠습니다. 축구, 족구, 탁구, 휴식 등 마음에 드는 것을 하다가 그저 식사 때 식당으로 오시면 됩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참석자들은 마음대로 해도 되는 모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한번도 참석자가 주인되는 세미나는 없었다는 것이다. 목회 현장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하나같이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어 동질감이 생겼고, 금새 마음 문이 열렸다. 그 동안 작은교회, 개척교회, 농촌교회를 섬기면서 인정받아 본적이 없었는데, 서로가 수고와 헌신을 인정하는 이 모임은 그들에게 큰 에너지와 자신감을 선사했다.

나와 같은 목회자가 많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감격의 눈물이 쏟아졌다. 이것이 수건과 대야의 시작이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참석자가 120명으로 늘었고 경비와 장소문제가 생겼지만 월세를 밀리면서도 이 일은 멈출 수 없었다. 때로는 하나님의 채우시는 기적도 체험했다. 유명 양복 업체 회장님이 많은 옷을 선물로 주시는 바람에 모든 참석자들이 양복을 10벌 이상씩 챙겨가기도 했다. 자살 충동 속에 참석했다가 회복을 경함한 목회자, 교회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왔다가 다시 섬기는 목회자 등 많은 간증이 쏟아졌다.

올해 제18회 '수건대야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드린다. 이 일을 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기적은 여기서 멈출 것이다. 우리교회 사역의 특징인 '자장면'과 '수건과 대야'를 돌아보면 모든 것은 주님께서 하신 일이 분명하다. 이 일을 감당하는 동안 하나님은 5년 전 지금의 장소로 교회를 옮겨주셨다. 광야 길에서 홍해가 갈라지고 태양이 멈췄던 모세와 여호수아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도 되셨다.

장제한 목사 / 창성시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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